이중경(1599~1678)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으로, 대표적인 시조 작품으로 '어부별곡'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은 그의 삶의 변화를 반영하며, 자연 속에서의 안분지족과 유유자적한 삶을 노래한 전형적인 '어부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작품 개요
'어부별곡'은 전 3장, 후 3장의 연시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중경이 모친의 별세 이후, 오대(梧臺)에서의 삶을 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과 해석
전 1장
아이고 애닯을사 아이고 설울세라
망극한 천지에 내 혼자 살아 이셔
녜 잇던 어채를 보니 내 안 둘 데 업세라.
아이고 애달프고 아이고 서러워라.
끝없는 세상에 나 혼자 살아서
예전에 있던 생선 음식을 보니 내 마음 어디에 둘 곳이 없구나.
전 2장
처음에 못 생각하여 시서 일삼도다.
중간에 망녕되어 명리 바라도다.
물외에 풍월강산이 내 분인가 하노라.
처음에는 생각을 잘못하여 학문을 가까이했도다.
중간에 헛된 마음이 들어 출세욕에 빠졌구나.
속세를 벗어나 풍월강산에 안분지족하는 삶이 내 분수에 맞는구나.
전 3장
이런들 뉘 올타 하며 저러한들 뉘 외다 하리.
올커나 외거나 나도 내 일 모르노라.
세상이 시비를 마라 어부이 므슴 그르리.
이렇게 지낸들 누가 옳다고 하며, 저렇게 지낸들 누가 잘못됐다 하리.
옳은 것이라 하든, 그르다고 하든 나도 내 일을 모르겠노라.
세상이 내 삶을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지 마라. 어부의 생활인데 무엇이 잘못됐단 말인가?
후 1장
경륜을 내 알더냐 구세할 이 없을러냐.
태평 시세는 얼마나 멀었는가.
필부의 위국 충심을 내어 뵐 데 없어라.
나라를 다스릴 지혜를 내가 알겠느냐. 세상을 구할 이가 없을까.
태평성대는 얼마나 멀었는가.
평범한 사람의 나라를 위한 충심을 내어놓을 곳이 없구나.
후 2장
내 나이 많거나마나 머리도 세었거나마나
젊은 적 마음은 이승에 아니 늙었노라
날마다 어린애 장난을 하니 더먹은 나이를 몰라라
내 나이가 많거나 머리가 세었거나
젊은 시절의 마음은 이 세상에 늙지 않았노라.
날마다 어린애 장난을 하니 나이를 더 먹은 줄 모르겠노라.
후 3장
창산은 높고 높고 유수는 길고 길고.
산고수장하니 긔 아니 좋을소냐.
산수간 일한인 되어 허물없이 사노라.
푸른 산은 높고 높고 흐르는 물은 길고 길고
산은 높고 물은 기니 그 아니 좋을 소냐
산수간 한가한 사람 되어 허물 없이 사노라.
해석과 해설
이중경의 '어부별곡'은 자연 속에서의 안분지족과 유유자적한 삶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전반부에서는 세속의 명리와 학문에 대한 반성을 통해 자연 속에서의 삶의 가치를 깨닫고, 후반부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한가로운 삶을 즐기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특히 후반부의 '산수간 일한인 되어 허물없이 사노라'는 구절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허물 없이 살아가는 삶의 이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중경이 모친의 별세 이후, 오대에서의 삶을 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